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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8-29 조회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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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염병 극복, '공산당 통치 2.0'이 필요하다

[신문로] 중국 전염병 극복, ‘공산당 통치 2.0’이 필요하다





2020-02-14 12:07:26  내일신문 게재, 이창열 AP글로벌컨설팅 중국센터장 중국사회과학원 경제학 박사





 코로나19로 인해 14억 인구의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연 중국의 역사적 대업이 빛이 바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방문객들이 가장 불편해 하던 열악한 보건위생환경이 문제가 되었다.

이번 사태는 중국이 경제대국을 넘어 문명대국으로 가는 길에서 겪는 통과의례이기도 하지만, 중국 공산당 통치모델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있다.

중국이 전염병 발병 초기에 신속한 대응을 못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국의 발전단계를 고려할 때 너무 지나친 비판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2003년 베이징 사스 사태 당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는 한국의 1961년 수준이다. 한국도 1961년부터 장티푸스 백일해 홍역 등 전염병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번 전염병의 발병 시기도 중국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직후다. 한국은 25년 전인 1994년에 1만달러를 달성했다. 1991년 한국에는 113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고, 1994년에는 성수대교 붕괴로 고속성장에 가려졌던 안전불감증이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국가 경제상황이 나아지면 안전불감증도 개선되고 보건위생도 정비되는 경향을 보인다.

경직된 권위주의 행정 도마 위에 

이번 사태를 중국의 보건의료체제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중국 의료현장을 시찰한 한국 보건전문가는 중국의 농촌이나 소도시는 여전히 낙후된 곳이 있으나 중소 및 대도시의 보건의료는 2003년 사스 이후 많이 개선되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현재 병원규모별 3단계 의료전달체계 시행,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간 의료인력풀제 도입, 의료기관 간 의료정보 공유, 넓은 국토에 긴요한 원격진료까지 시행하고 있다. 질병예방통제체제도 사스 이후 국가급, 31개 성급, 300여개 시급, 2800여개 현급의 4단계로 체계화했다. 전염병 예방과 치료면에서 진전이 있었다.

이번 전염병은 중국내 일부 불건전한 식생활 습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사농공상 전통이 강한 우리와 달리 중국은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民以食为天)개혁개방이 본격화된 1990년대 이후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야생동물을 먹는 것(野味)을 신분과시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쥐 사향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이될 것을 우려해 왔다.

중국 당국이 야생동물 매개 전염병을 관측하는 네트워크 구축 등 관리감독을 강화했지만, 불법포획 및 매매, 식용문화의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더 큰 원인은 초기 확산방지에 실패한 관리체계의 허술함에서 찾아야 한다. 중국은 사회주의의 특성상 정보를 통제하는 ‘비밀주의’가 강하다. 그러나 고속철도가 사통팔달로 퍼지고 세계각지로 항공편이 빈번하게 오가는 지금은 전염병 발병 초기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속한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대처에 실패하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가면 도시 폐쇄와 같은 상상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03년 베이징 사스가 그랬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번 역시 이런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좋은 소식은 알리고 불리한 소식은 숨긴다’(报喜不报忧)는 관행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우한시가 전염병이 돌고 있는 불편한 소식을 감추고 1월 19일 4만명이 참석한 춘제 축하행사를 개최한 것이 대표적 예다. 일부 의사들의 용감한 진상공개가 있었지만 상부의 지시가 없이는 적기에 책임있는 처리를 하지 않았던 ‘경직된 권위주의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이 전염병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 식생활 개선을 넘어 국가관리체제의 혁신이 필요하다. 중국 공산당의 일사불란한 통치시스템은 다민족 다문화의 인구대국이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달성하기까지는 효율적이었다. 그러나 통치시스템 속에 비밀주의, 책임성 부족, 경직된 권위주의의 관행도 내재되어 있었다.

‘인민을 위해’라는 초심 되돌아 볼 때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고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더 높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책임성, 자율성을 강화한 ‘중국 공산당 통치버전2.0’이 새로 나와야 한다.

2021년 중국 공산당 탄생 100주년을 앞둔 지금, 부국강병과 같이 ‘국가를 위해 일한다(为国家服务)’는 명제 대신, 국민생활 향상에 중점을 두고 ‘인민을 위해 일하는(为人民服务)’ 중국 공산당 원래의 초심을 되돌아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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